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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 맛있는 생선회(1편)

 


 

뉴스일자: 2009-07-02
 

한국인 가운데 성인이라면 회식자리로 생선회를 마다하는 경우는 아주 극히 드문 일이다. 아직까지도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자리로써 일식집은 일순위에 해당한다. 일식집에서 접대를 받아야 접대하는 입장이나 접대 받는 입장에서도 체면이 서기도 한다. 사실 생선회 한 점은 한우 소고기 어느 특수 부위의 한 점보다도 비싸다. 이렇게 고급한 요리를 포장마차에서 꽁치구이 해치우듯이 먹어 치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생선회를 맛있고 품위 있게 먹을 수 있을까? 어떻게 먹어야 생선회의 풍미를 즐길 수 있으며 식감과 미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까?
 
생선회 박사라고 불리 우는 부경대(舊 부산 수산대학) 식품 생명 공학부의 조영제 교수는 30여 년의 연구 생활의 절반 이상을 생선회 연구에 몰두해왔다. 그가 세미나에서 밝힌 생선회 100배 즐기기에 관한 아주 소중한 이야기를 요약해서 담아 보겠다. (월간 조선 2009년 3월호 게재) 생선회에 대한 미식가가 되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독자들과 생선회 미각의 여행을 함께 떠나 보자.(아마도 이 글을 마지막까지 읽는다면 생선회의 풍미를 즐기며 더욱 더 윤택한 행복의 삶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전의 기록을 보면 한국은 17세기 초 조선 숙종 때 홍만선이 지은 “산림경제”에 “껍질을 벗기고 살을 얇게 썰어 얇은 천으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생강이나 파를 생선회 접시 위에 올려 곁들여 먹고 양념으로 겨자를 쓴다. 여름에는 얼음 위에 올려 먹는다.”고 기록되어 있어 당시의 생선회 문화가 오늘날과 다름없을 정도로 발달되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경우 2500여 년 전 공자가 쓴 “논어” 에 “음식은 정갈해야 하며 회는 가늘어야 한다”는 부분을 보면 이때 이미 회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대의 중국에서는 회로 먹기 보다는 살아있는 생선을 즉석으로 잡아 요리해 먹는 문화로 바뀌었다. 중국 식당에 있는 수족관의 활어는 생선회 용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선을 바로 잡아 찜이나 구이로 해먹는 조리를 위한 것이다.
생선회를 대표 음식 문화로 내세우는 일본의 경우 1399년 무로마치 시대 교토의 한 심관의 일기 속에 생선회에 대한 기록이 나타난다. 기록상으로만 본다면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 생선회 문화가 형성된 시기는 크게 다르지 않으나 생선회와 초밥의 일본말인 사시미(Sashimi) 와 스시(Sushi)가 국제 공용어가 되었으며 일본 초밥이 세계 생선회 식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의 생선회에 대한 食문화의 차이를 살펴보자. 우선 우리 국민은 살아서 팔딱팔딱 뛰고 머리를 칼등으로 한 대 맞고도 힘차게 움직이는 활어가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다고 생각하는 活魚膾(활어회)문화이고, 일본은 숨이 끊어진 사나흘 후까지도 먹는 鮮魚膾(선어회)문화다. 육질이 단단한 흰 살 생선을 횟감 위주로 먹는 우리 국민은 “씹는 맛”의 문화이고, 지방이 많은 붉은 살 생선 횟감을 좋아하는 일본은 “미각”의 문화다. 또 생선회와 초밥의 소비 비율이 우리나라는 약 8 대 2로 생선회 중심인데 반해 일본은 초밥과 생선회의 소비 비율이 약 8대 2로 초밥 중심이다.
 
그 이유는 일본은 태평양에 접해 있는 특성상 크고 가격이 비싼 참치와 방어 같은 회유성 어종을 어획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우리나라는 연근해에서 잡을 수 있는 넙치, 가자미, 돔과 같은 소형의 정착성 어종이 주류를 이루었다. 따라서 회유성 어종은 활동 범위가 넓어 활어차로 수송하거나 횟집의 수조에 보관하며 좁은 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죽게 된다. 그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얼음을 채워 냉장 상태로 수송, 보관하는 선어회 유통 방법이 발전했다. 반면 한국인들이 많이 포획한 넙치, 가자미, 돔 등의 정착성 어종은 활동 범위가 좁고 운동량이 적어 활어차로 수송하거나 수조에 보관하여도 살아 있으므로 활어회 유통 방법이 발전했다.
 
선어회는 육질이 퍼석해서 씹는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선회로 먹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생선회 아래에 밥을 넣는 초밥 문화가 선어회 문화와 함께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잡히는 정착성 어종은 육질이 단단한 활어 상태로 유통, 보관이 가능해 생선회 식문화가 활어회 문화와 함께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 주 2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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